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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DongHyun
Subject   김동현 작품평론-김진섭
몬스터, 천개의 감정 천개의 에너지

김진섭 (성곡미술관 큐레이터)



긴 속눈썹을 자랑하는 외눈박이, 길쭉하게 늘어진 팔, 회전을 멈추지 않는 나선형의 형상들, 동그랗게 튀어나온 돌기, 화면가득 불을 내뿜고 있는 커다란 입, 일련의 방향성을 갖고 촘촘히 그려진 털 등 서로 다른 얼굴과 움직임을 보이는 갖가지 몬스터들은 조금의 여백도 허락하지 않으려는 듯 사각의 캔버스를 가득 채우고 있다. 원근법과 명암법은 철저히 배제된 채 소위 컬러풀한 몬스터들은 시작도 끝도 없이 서로 엉키고 뒤섞여 마치 연주가 가능할법한 하나의 악보, 즉 ‘리듬’을 만들어 낸다.

쥬라기 공원을 연상시키듯 ‘몬스터 파크(Monster Park)’라는 소재답게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룡, 개구리, 악어, 로봇, 코끼리, 용과 같은 이미지들을 찾아 낼 수 있다. 제각각 화려하고 다양한 색채로 관람자의 시선을 어지럽히며 현혹시키는 몬스터들은 사실 각각의 외양이 먼저 인식되기보다는 화면 전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내면의 움직임 즉 요동치는 에너지에 더 주목하게 된다.
흔히 몬스터하면 떠올리게 되는 무시무시하고 잔혹한 이미지와는 달리, 김동현 작가의 몬스터들은 유쾌한 에너지를 퍼뜨리는 긍정의 메신저와도 같다. 남성도 여성도 아닌 무성의 존재인 몬스터들은 눈, 코, 입, 머리, 몸통, 팔, 다리 어느 것 하나도 제 자리에 위치한 것이 없다. 머리위로 겹쳐진 팔과 다리, 눈의 반대편에 그려진 또 다른 눈, 삼킬 듯 벌려진 입 사이로 보이는 또 다른 머리에서 형상은 마치 부화하기 전의 ‘알’과도 같이 유기적인 조직화를 거부하고, 그저 잠재적 에너지들의 순수한 흐름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기관 없는 신체(corps sans organe)’와도 같다.
경쾌한 음악이 울려 퍼지는 듯 캔버스 위를 가로지르는 것은 구체적인 형상이 아닌 ‘감각’ 그 자체이다. 기관과 신체를 벗어난 감각은 대상 위에 작용하는 힘들과 파장의 만남으로 오로지 강도들의 차이로만 드러나게 된다.

서로 다른 컬러의 몬스터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세상 속에서 색채는 단일한 주체를 가진 개체로 인식하기 위함이 아니라 한 개체 안에서도 끊임없이 변하고 진화하는 ‘과정’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이처럼 평면 속에서의 동적인 움직임은 바로 ‘생성’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강도로서만 구별되는 차이들에 의한 반복은 다양성, 즉 다르게 생산해 낼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한다.
화면에 등장하는 대상들 간의 관계역시 주종의 관계를 벗어나 비 위계화된 체계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탈코드화로서의 개체가 만들어진다. 화면에서는 오로지 유희적인 감정의 파동, 즉 ‘리듬(rhythm)’만이 존재한다.
대상들이 서로를 향해 뿜어내는 에너지들의 끊임없는 교류는 리듬과 율동을 만들어 내며, 모든 부정의 것을 긍정하면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생성’의 에너지가 된다.

2001년 첫 개인전 이후, 막막해진 작가는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작업실에서 오로지 조형에 관한 연습을 통해 작업이 가지는 의미를 탐구하고자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는 시간을 갖는다. 그 후 2006년부터 꼴라주 작업으로 다시금 활동을 시작한 후 현재까지 몬스터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몬스터들의 세계는 마치 소우주를 보여주듯 인간의 ‘삶’과 닮아있다. 작가는 살면서 마주치는 모든 관계에 주목하고 물리적인 관심에서 기인하여 서로 간에 영향을 주는 비가시적인 에너지에 주목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 상호간의 ‘관계’란 절대불변의 고정적이고 단일화된 것이 아니라 서로의 에너지의 교류에 의해서 영향을 주고받으며 시시각각 변하는 상대적인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의 원리에서 알 수 있듯 모든 생명체는 서로 간에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진화한다. 최근 선보이는 오브제 작품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조직은 그대로이되 외형을 자유롭게 바꿔나가듯 좀 더 구체적인 형상을 획득한 몬스터들은 다양한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몬스터클레이, 오토포이 박사의 연구실에서 알 수 있듯 작가가 주장하는 H=mw²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 공식인 E=mc²를 시각적 형태로 표현하기 위해 응용한 새 공식이라 할 수 있다. 에너지들 역시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상대방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분명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로인해 모종의 변화를 가져온다. 사람들에게 있어 서로간의 관계들을 통해 영향을 받고 변하는 것은 직접적으로 외형이기 보다는 내면이지만 캔버스 속 몬스터들은 서로가 뿜어내는 에너지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마치 어떤 물체로도 자유자재로 유연하게 변할 수 있는 트랜스포머와도 같이 모습을 변화시킨다.

파울 클레가 “예술은 가시적인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비가시적인 세계를 가시화” 하는 것이라 말했듯 작가란 분명 보이지 않는 세계를 구체화하여 보여주는 사람들일 것이다.
또한 질 들뢰즈는 직접적으로 이 비 가시적인 것을 물리적인 ‘힘’이라 정의한 바 있다.
뒤엉킨 관계들, 욕망, 폭력성 등 서로 다른 강도의 힘들은 근본적으로,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삶의 원동력을 생성하는 원천이 된다.
그의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역동적인 에너지들의 흐름과 관계는 평형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생성을 거듭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기인한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크고 작은 에너지의 파동, 즉 가느다란 줄을 통해 전해지는 소리의 움직임, 소리 없이 이동하는 빛, 대기를 부유하는 공기 등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관점의 차이가 아닌 차이 자체에서 관점이 발생하듯 작가 김동현은 마치 ‘날것’과도 같은 서로 상이한 접점들을 여과 없이 평면위에 드러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또한 아무리 무거운 주제라도 웃음의 코드를 잃지 않고 유쾌하게 승화해내는 그는 진정 모든 부정의 에너지를 긍정으로 소화하는 특별한 재능의 소유자라 할 수 있다. 나아가 스스로 느끼는 모든 어렵고 힘든 감정들을 마치 장남감을 갖고 노는 아이처럼 ‘유희’로 풀어낸다. 한 예로 그의 작업에서 작가의 서명보다 더 완전하고 중요한 요소인 ‘홀마’(홀로 고독하게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메시지를 전하는 악마)의 존재처럼 어떤 방해에도 흔들림 없이 유쾌한 에너지를 전파해 나가는 작가 김동현의 앞으로의 행보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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